오이시이! 우마이!(맛있어요! 훌륭해요!)" 일본인은 식도락 삼매경에라도 빠진 걸까요?

오이시이! 우마이!(맛있어요! 훌륭해요!)" 일본인은 식도락 삼매경에라도 빠진 걸까요?

“Oishii! Umai!” Are Japanese People Obsessed With Food?

일본 TV 채널을 여기저기 돌려보다 보면 맛깔스러운 음식을 다루는 프로가 정말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각종 맛 기행을 다룬 프로그램, 요리 프로그램, 맛있는 음식에 호들갑스런 리액션을 하는 출연자들, 온갖 맛집을 돌아다니며 품평하는 출연자들, 심지어는 역겨운 음식을 먹고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코미디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까지... 온통 음식에 대한 얘기뿐인 듯이 느껴집니다.
도대체 왜일까요?
일본인은 온통 음식 이야기에만 빠져 있는 걸까요?

음식은 음식일 뿐

물론, 음식은 어느 문화권에서건 중요한 요소죠.
어쨌든 음식이란 삶의 필수 조건이니까요.
먹질 않으면 결국 굶어 죽는 거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저마다 고유한 음식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다른 차원까지 끌어내는 나라입니다.
제 생각에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음식은 음식일 뿐"이라는 자세를 취한다고 생각해요.
저렴하고 쉽게 요리할 수 있으면서도 건강에 나쁘지 않은 양질의 음식을 원할 뿐이죠.
그런데 일본에서는 모든 이가 음식에 대해 참으로 열성적으로 얘기하더군요.
그것도 거의 항상 말이죠!

아, 오해는 마시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본인이 먹는 것에만 관심 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음식의 세계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음식은 사회적 경험

제가 처음으로 일본의 처가를 방문했을 때 장모님이 근사한 일식 만찬을 준비해 내놓으셨죠.
저는 그럴 때 장모님에게 건네야 할 모든 인사치레는 다 했다고 생각했지만, 장모님은 왠지 만족스럽지 않다는 눈치였어요.
당혹스럽더군요.
그래서 음식이 맛있다면서(실제로 맛있었어요) 제 앞에 놓인 음식을 깨끗이 비우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셔서 고맙다고 했어요.
제가 뭔가 잘못한 것일까요?

너무 궁금해서 아내에게 살짝 물어봤죠.
그랬더니 아내는 제가 다 맞는 얘길 하긴 했지만,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정말 마음에 든다는 표현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일본에서 식사는 일종의 사회적 경험이라는 거죠.
다른 사람에게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며 불러낼 때는 보통 아무 곳이나 가까운 음식점으로 가는 게 아니라 정말 맛있고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먹자고 할 겁니다.
자신의 참모습을 상대방에게 활짝 열어 보이는 셈이죠.
하지만 일본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일이 드물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누구인지 보여주는 한 가지 방법이 바로 음식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상대방 일본인이 선택한 음식을 자신도 좋아한다는 점을 열렬히 드러냄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선택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거나 정말 맛있고 만족스럽게 먹었다는 점을 충분히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거부하는 것이 됩니다.

음식 메뉴의 선택과 준비하는 과정은 그 사람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입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양념과 향신료를 통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해요.
심지어 밥을 먹는 방법도 마찬가지라는군요.
이런 세세한 부분을 통해 사람마다의 습관을 꿰뚫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누군가 어떤 음식을 선택하느냐로 그에 대한 견해의 기준으로 삼는 일본인을 여러 명 봤습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을 위해 싸주는 점심 도시락을 보면 그 부부의 결혼 생활이 어떤 모습일지 대체로 알 수 있다는 식이죠.
도시락이 푸짐하고 다채로운 메뉴로 구성되어 있으면 결혼 생활이 만족스럽다는 뜻이고, 빈약하고 볼품없으면 뭔가 삐걱대는 관계란 거죠.

요컨대, 다소 호들갑을 떨며 먹을 것

그래서 일본에서, 특히 누군가의 초대를 받아 식사할 때는 입이 마르게 찬사를 보내며 먹으라는 팁을 드리고 싶군요.
음식이 맛있고 마음에 들면 분명히 표현하세요.
과도한 리액션도 상관없습니다.
"와아!
완전 끝내주게 맛있어요!
이런 맛있는 요리는 정말이지 처음이네요!"
전 어렸을 때 다른 사람 집에 가서 식사할 때는 정숙하게 먹으라는 가르침을 늘 받았어요.
네 앞에 놓인 접시의 음식을 식사 예절에 맞게 먹어라. 그게 다였죠.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식으로 식사하는 게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행동입니다.
먹을 수 있는 만큼 맛있게 먹으면서 계속 정말 맛있다고 얘기해줘야 해요.
그러면 상대방도 당신을 정말 좋아하게 될 겁니다.